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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인사말

비판사회학회 회원 선생님들께 인사드립니다.


2021년 1년간 비판사회학회를 책임지게 된 신임회장 중앙대 백승욱 교수입니다. 비판사회학회는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평등하고 수평적인 학문적 교류를 통해 비판적·진보적 사회과학을 한국 현실에 뿌리내리고자 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산업사회연구회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부터 이후 산업사회학회와 비판사회학회 시대에 학문 연구 생활을 한 분들까지 배경은 서로 다르더라도 ‘비판’과 ‘진보’에 내용을 채우고자 하는 고민에서는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계적 상황이 변화하고 한국의 정치상황도 변화하면서, ‘비판’과 ‘진보’의 현재적 함의가 무엇이며 그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비판사회학회가 풀어가야 할 새로운 도전적 질문이 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비판사회학회의 역사를 통해 쌓여온 성과가 개인적 정치이력의 도약을 위한 자산이 되는 것이 아니라 후학들을 위한 학문적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에 와있는지도 모릅니다. 비판사회학회가 예전에 그랬듯이 새로 비판적 학문을 시작하는 연구자들을 위한 든든한 버팀대이자 도전적 문제의식을 벼릴 수 있는 소통과 연대의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 학회를 지나온 사람들을 위한 잔치의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힘을 쏟는 사업지원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보아야 할 시점일 것 같습니다.


비판사회학회는 성공의 역설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판적 또는 대안적 지향을 내세운 많은 인문 사회과학 학회와 연구회들이 비판사회학회와 함께 노력해왔지만 한국사나 국문학 분야를 뺀다면 비판사회학회 정도의 ‘성과’를 아직 움켜쥐고 있는 곳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여러 사회학과 대학원들에서 학술운동의 자취를 아직도 살려주는 젊은 운영위원들이 충원되고 있다는 점을 그 성과의 지표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성공이 5년 후 10년 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우리는 그렇게 되기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는 평가가 필요합니다. 비판사회학회가 비판적 사회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사회학의 미래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의 사회학과들의 미래는 무엇인지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은 비판사회학회의 성공의 역설이자 시급하게 답을 찾아야 하는 위기의 조짐이기도 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학회에도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회장을 맡은 책임의 무게를 크게 느낍니다. 짧은 임기이지만, 두 가지 정도 변화의 시도를 해볼까 합니다.

첫째, 학회가 운영위원과 편집위원들이 공동의 연구를 발전시켜나가는 실질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해 보려 합니다. 운영위원들이 여러 사업의 실무자가 아니라 연구와 논의의 주체가 되어, 이 학회 공간을 통해 자신의 연구의 폭을 넓히고 심도를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것을 변화의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 이제 다양한 전문적 관심을 소화해주는 많은 학회들이 있는 상황에서 비판사회학회는 한편에서는 서로 다른 전문 영역과 접근법들을 가진 연구자들이 상호적 소통과 논의를 통해 서로의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는 무대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한편에서는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의 위상을 역사 속에, 즉 한국에서 비판적 사회과학의 역사 속에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세계사 속에서 한국사의 독특한 맥락의 위치 속에서 자신의 연구의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무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초보적 노력을 해보려 합니다.


둘째, 사회학의 핵심이 비판에 있음을 알아가는 대학원생들과 학부생들에게도 비판사회학회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길안내를 하고 함께 길을 닦아나가는 지원 역할을 맡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특정 학과의 틀 내에서 충분히 발전시키기 어려운 문제의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비판사회학회는 후학들에게 학문적 관심사를 열어갈 수 있는 도움의 장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칭 ‘비판사회학교’의 시도를 해볼까 합니다. 이는 비판사회학회의 폭넓은 자원을 가지고 사회학의 대안적 학교를 공동으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사회연구회 시절 이 공간으로부터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좋은 선배되기’였습니다. 좋은 선배란 후배가 가진 문제의식을 의미있는 실제 연구 결과로 뽑아낼 수 있도록 함께 고민을 더해주고 가닥을 잡아주는 사람일 것입니다. 2021년 한해 많은 연구자들이 이 학회의 참여를 통해 좀더 의미있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비판사회학회의 선배로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2021년 1월

비판사회학회 회장 백승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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